[앵커]
우리나라 게임의 등급 분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등급분류 심의가 일관된 기준 없이 위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최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8월 공개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 회의록입니다.
지난 2017년 등급 분류가 거부돼 출시하지 못했던 게임 '뉴 단간론파 V3'의 심의 기록입니다.
한 위원은 '뉴 단간론파 v3'가 '범죄를 부추기고, 반복되면 세뇌당할 수 있다는 점'이 위험해 등급 분류를 거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게임이 "살인을 즐기는 것으로 보여 불쾌하다"는 개인적인 감정도 밝혔습니다.
게임 등급은 게임을 직접 해 본 연구원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등급위원 9명이 다수결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이전 단간론파 시리즈는 '청소년 이용불가'로 계속 등급 심사를 통과했지만, 내용이 흡사한 2017년 출시 게임은 아예 등급 판정이 거부된 것입니다.
한 연구원이 이 부분을 지적하자, 등급 판정을 거부했던 위원은 '사람이 바뀌었으니 이전 판단은 참고에 불과하다'며 일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객관적 기준 없이 위원 임의대로 게임을 판단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성회 / 게임정보채널 'G식백과' 운영자 : 일국의 문화 콘텐츠 허용범위가 한 개인의 취향으로 규격화되고,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만약 오징어게임 PD가 게임 제작자였다면 그는 에미상이 아니라 수갑을 찼을 겁니다.]
등급분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2년, 서브컬쳐 게임 '블루 아카이브'도 선정성을 이유로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 불가'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글로벌에서 12세, 일본 안드로이드에서는 7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입니다.
최근 2년 동안 게임 유통망 스팀 기준, 등급 분류가 거부된 성인용 게임은 무려 434건, 월 열일곱 건이 넘습니다.
논란과 비판이 계속되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인력이 적어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게임 등급 판정의 보편성과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등급 분류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최광현입니다.
디자인 : 김현수
YTN 최광현 (choikh8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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